영원의 이름으로 12. 은백의 숲 (下) written by. 은설림 - 쿠로오의 시선이 츠키시마의 어두운 얼굴에 잠시 머무르다 떨어졌다. 히나타가 사라진 이후 그의 태도가 미묘히 달라졌다. 언젠가 사라진 그 애를 걱정하느냐 물었지만 이렇다 할 답도 주지 않았다. 그 당시를 회상하던 쿠로오가 제 입술에서 장죽을 떼며 물었다. “내게 궁금한 것이 있다면 말해...
영원의 이름으로 11. 은백의 숲 (上) written by. 은설림 - 히나타가 사라졌다. 돌아온 츠키시마의 눈앞에 놓인 현실이었다. 정말 잠깐사이에 일어난 일. 그렇게 길게 간 것도 아니고, 고작 하루.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금 눈 앞에 펼쳐진 백화전의 정경은, 그가 기억하던 모습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도화향이 만발하고, 처소의 ...
영원의 이름으로 10. 자각 (下) written by. 은설림 - 자신이, 그리고 그가 만들어 낸 허무의 바다에서 끊임없이 유영하던 사내의 작은 몸집이 꿈틀거리며 고개를 든다. 붉게 번진 눈가, 영혼이 빠져나간 듯 창백한 얼굴. 기이하게 느껴지는 고요에 숨죽이며 히나타를 응시했다. 어쩐지 초조해진다. 나를 보라는 말도 할 수 없어 히나타가 자신을 보기를 ...
영원의 이름으로 09. 자각 (上) written by. 은설림 - 히나타 쇼요의 연인. 그 츠키시마 님이? 볕 좋은 정자에 앉아 턱을 괴며 생각에 잠겼던 히나타가 씁쓸하게 자조했다. 그럴 리 없다. 관계를 맺는다 해도 그 고결한 선인에겐 의무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을. 히나타는 천천히 츠키시마의 모습을 허공에 그렸다. 태양처럼 눈부시게 빛나는 머...
영원의 이름으로 08. 회색 늑대 (下) written by. 은설림 - 키는 조금 더 컸을까. 마지막으로 보았던 스가와라는 변한 것이 없었음에도 미묘한 거리감이 느껴졌다. 자신을 향해 다정히 웃는 스가와라가 어째서 이 곳에 찾아왔는지, 그것도 콕 집어 자신을 찾아왔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고작 여덟 해였다. 스가와라와 히나타가 같이 지냈던 시간은. 짧다면 ...
영원의 이름으로 07. 회색 늑대 (上) written by. 은설림 - 접근하기 어려운 그 은백의 숲에 또 다시, 누군가 찾아왔다. 은빛으로 빛나는 털을 가진 늑대가. 온순한 눈매를 하고 찾아온 방문자는 대담하게도 눈에 뒤덮인 은백의 숲을 지나 북부의 땅을 밟으며 제 존재를 알려왔다. 선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동물은 달빛을 빼 닮은 눈으로 제 앞에 있는...
영원의 이름으로 06. 거부할 수 없는 제안 (下) written by. 은설림 - “지상세계에 있을 때보다 지금이 더 심하지 않습니까? 그럼 이 곳이 아닌 지상으로 돌아가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저는.” “북부의 관리인으로서의 결정은 퇴출입니다. 하지만 그대는 거부했지요.” 히나타의 동공이 흔들렸다. 마치 앞에 놓인 등불처럼. 쏙 빼닮은 두 개의 색을...
영원의 이름으로 05. 거부할 수 없는 제안 (上) written by. 은설림 - 지상세계의 노을빛을 담은 눈동자는 어디로 가고 새빨간 루비를 빼다 박은 눈동자가 선명히 빛났다. 공포로 인한 재발현이었다. 탐욕스러운 핏빛을 잔뜩 부은 듯한 눈동자에 흠칫하며 몸을 물렸다. 작은 소년의 변화를 감지한 몸은 주인에게 조심하라 경고한다. 애타게 보내오는 불안감을...
영원의 이름으로 04. 낯선 방문자 (下) written by. 은설림 - 완전한 이름이 아닌 일부를 말하며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히나타의 동공에 빛이 돌아왔다. 이름을 말하는 히나타에게 사내가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애써 태연 하려 애쓰는 그에게 궁금한 점이 끝난 듯 몸을 돌렸다. 히나타의 질문은 아예 잊은 듯한 태도에 히나타는 머뭇거렸다. “그대가 들어...
영원의 이름으로 03. 낯선 방문자 (上) written by. 은설림 - 사위가 어두워졌다. 깊게 내려앉은 밤의 늑대가 환한 세계를 몰아내고 차가운 바위 위에서 고요한 숨결을 토해낼 때 창백한 달빛 아래서 한 인영이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시간이 멈춘 듯 미동도 없는 몸 위로 두껍게 감싸인 천은 다가오는 겨울을 예고하며 이리저리 흔들렸다. 여전히 변함...
영원의 이름으로 02. 돌연변이 소년 (下) written by. 은설림 - 바람이 울었다. 평소와는 다른 울림에 잠시 바깥을 내다보던 쇼요의 눈길이 한 곳에 머물렀다. 밤의 늑대라, 이 깊은 밤에 찾아온 방문자는 밤의 향기를 덕지덕지 붙이고 찾아왔다.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쇼요의 시선을 느꼈는지 잠시 멈칫한 늑대는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며 걸어왔다. 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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